"재미 삼아 시작한 사업 年 매출 2억"…MZ세대 꽂힌 '이것' [방준식의 레저 스타트업]

입력 2023-04-22 07:00   수정 2023-04-22 17:10

이 기사는 프리미엄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한경 긱스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20대에 프리랜서 강사로 일했어요. 수강생을 교육할 공간을 찾아 매번 메뚜기처럼 이곳저곳 옮겨 다녔었죠. 그러다 '이럴바엔 직접 공간을 운영 해보자' 뛰어들었습니다. 재미삼아 시청역 근처에 비어 있던 공간에 방 5개를 만들어 빌려줬더니 1년에 2억원 가까이 벌리더군요. 공간이 오래 비어있던 고민하던 건물주들에게서 문의가 쇄도하는 것을 보고 사업성이 있겠다 판단에 창업을 했죠. 과거에는 전·월세·상가 임대 뿐이었지만 이제는 △회의실 △파티룸 △댄스연습실 △촬영스튜디오까지 다양한 공간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어느새 이용자 120만명, 연간 거래금액 400억원을 달성했습니다. 내년 유럽시장도 진출할 계획입니다.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는 '돈을 버는 방식이 바뀌었다'는 말이 나온다. MZ세대 직장인들이 본격적으로 임대시장에 뛰어들면서 과거와 다른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과거에는 유동 인구가 많은 목 좋은 상가만 노렸지만, 이제는 인기가 없는 공간이 각광 받고 있다. 전에는 쳐다도 보지 않았던 상가 3~4층이나 지하공간을 △댄스연습실 △파티룸 △촬영스튜디오로 바꾸자 수익률이 높아졌다. 코로나도 호재가 됐다. 거리두기로 소모임이 늘어나면서 대형 콘서트장 대신 팬들끼리 작은 공간을 빌려 랜선 응원을 하는 이들이 생겨났다. '파티룸을 키운 것은 BTS다'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공간 공유만으로 어느새 연간 거래액 400억원을 달성한 스타트업이 있다. 스페이스클라우드를 운영하고 있는 정수현 앤스페이스 대표(38)의 이야기다.



Q. 자신의 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생활 공간 공유 플랫폼 '스페이스클라우드'를 운영하고 있는 앤스페이스 대표 정수현(38) 입니다. 회의실부터 파티룸 댄스연습실까지 25개의 카테고리의 공간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지금까지 이용자 120만명과 호스트 5만명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Q. 어떻게 창업을 하시게 되셨습니까.
"저는 비영리 미디어업체에서 교육을 담당하던 프리랜서였습니다. 수강생을 교육할 수 있는 공간이 항상 부족했죠. 매번 메뚜기처럼 이곳저곳 옮겨갈 바에 내가 직접 공간을 운영해보자 도전을 했습니다. 그렇게 10년 전 서울시청 근처에서 '스페이스 노아'를 열었습니다. 재미로 시작했던 사업이 1년 새 2만명이 방문했죠. 방6개 공간에서 매출 2억원 정도 나오더군요. 그러자 공간이 비어있는 사업주들에게서 문의가 쇄도했습니다. 수요가 있다고 판단해 플랫폼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Q. 사업 모델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처음에는 제 주위의 사장님들과의 네트워킹을 만들기 위한 형태였습니다. 수수료도 안받았고, 블로그처럼 운영했죠. 그러다 점점 입점 제의가 늘었습니다. 해외의 에어비앤비나 오피스를 시간, 하루단위로 공유하는 리퀴드스페이스를 많이 참고했습니다."

Q. 국내 시장 규모는 어떻게 예상하시나요.
"업계 1위인 스페이스클라우드의 연간 거래금액은 400억원 수준입니다. 공간대여 업계의 연 거래액은 5000억원, 전체 시장 규모는 2조~3조원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숙박업의 연 거래액이 2조~3조원대인 것과 비교하면 아직 더 커야하는 시장이죠. 하지만 성장 속도가 매우 빠릅니다. 유럽에서도 우리와 같은 서비스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죠."



Q. 코로나 시기 급성장했습니다.
"흔히들 '파티룸을 키운 것은 BTS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코로나 이후 급성장 했습니다. 대형 콘서트를 못간 팬들이 연습실이나 프라이빗한 공간을 빌려 랜선 콘서트를 즐기더군요. 대학생들이 조별과제를 위한 스터디룸, 직장인들의 세미나 룸을 찾기 위한 수요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Q. 어떤 매력 포인트를 강조하시나요.
"포털과 대형 OTA들도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이 워낙 작아서 본격적이지는 않습니다. 그것이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최적화된 유저경험(UX)를 가지고 있습니다. 공간 매물도 월등히 많죠. 사용자 경험과 이용 후기와 같은 데이터도 많습니다. 상품 개발 능력도 강점입니다. 최근 낮에 비어있던 캠핑장을 빌려주는 상품을 내놨습니다. 새로운 공간 수요를 창출하는 창의성이 우리가 가진 무기죠."

Q. 요즘 어떤 공간이 뜨고 있나요.
"댄스 연습장이 뜨고 있습니다. 대부분 지하공간이거나 사람들이 안 모이는 곳이 오히려 방음이 좋아 인기가 있죠. 서울에서만 5000개가 넘습니다. 상가의 죽은 공간이 살아나고 있죠. 창업도 쉽습니다. 연습장에 대형 거울만 있으면 됩니다. 소규모 엔터사들이 연습장을 빌려주거나, 프리랜서 댄서들도 안정적인 수입을 얻기 위해 호스트로 변신하고 있죠. 부수입 아이템으로 뜨고 있습니다. 촬영 스튜디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창업비용이 높지만 객단가가 높죠. 연습실은 창업비용은 적지만 객단가가 낮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 좋습니다."

Q. 대표님께 추천하는 공간 창업이 있나요.
"저라면 촬영 스튜디오를 열고 싶습니다. 모든 공간이 스튜디오가 될 수 있죠. 아무것도 없는 땅에 콘크리트 벽체를 보유한 호스트가 있어요. 그분은 조명에 투자를 하더군요. 그곳에서 촬영을 하면 마치 K팝 아이돌 뮤직비디오처럼 찍을 수 있다고 입소문이 났죠. 제주도 한 호스트는 자신의 밭은 촬영장소로 판매를 합니다. 유튜버나 쇼핑 호스트 등 다양한 콘텐츠의 소재가 필요한 이들이 몰리고 있죠. 과거에는 건물을 가지고 있어야 호스트가 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호스트가 될 수 있는 시대죠."



Q. 호스트 연령대가 어떤가요.
"30대 젊은 호스트들이 많습니다. 대부분 전문직이거나 남는 방, 상가를 보유한 이들이죠. 창업의 문턱이 낮은 것도 강점입니다. 프랜차이즈 비용은 최소 1억원이 들지만 공간 창업은 2000만원~4000만원이면 가능하거든요. 빠르게 자금 회수가 가능하죠. 한달 평균 입점 문의가 1000팀씩 들어오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5년내 50만팀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Q. 슈퍼 호스트들의 비법이 있나요.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중인 한 호스트는 공간 6개를 운영하시다가 지금은 공간 기획 전문가가 되신 분도 있습니다. 왠만한 직장인들보다 잘 버시죠. 그들의 특징은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에 능하다는 것 입니다. 과거에는 건물주들이 임대계약만 하고 끝냈다면, 공간 창업을 하는 MZ세대들은 고객 대응에 능수능란하죠. 보통 공간을 쓰는 유저는 공간을 예약하고 서칭하는데 긴 시간을 쏟습니다. 그들의 궁금증을 얼마나 잘 해소 시키느냐가 성공의 열쇠입니다. 리뷰 문의 대응을 잘하는 30대 호스트들 중에서 월 1000만원 수익을 내는 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수익을 낼 수는 없죠. 60%는 사업을 그만두시거든요. 고객들의 까다로운 기준과 서비스의 요구를 맞춰줘야만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공간에도 유행이 있습니다. 배경이나 소품과 같은 인테리어 요소들을 최소한 1년~1.5년마다 교체를 해줘야 합니다. 호스트들만의 커뮤니티에서 트렌드 공부도 필수죠."

Q. 호스트의 역량이 중요하군요.
"좋은 호스트들이 많아져야 이 시장이 성장할 수 있습니다. 분기에 한번씩 호스트 세미나를 열고 있습니다. 촬영 스튜디오나 파티룸 연습실을 어떻게 비즈니스를 해야하는지 노하우를 공유하죠. 6개월 이하 창업자들을 위한 호스트 스쿨도 열고 있습니다. 충성 고객만큼 충성 호스트들을 늘리고 있죠."



Q. 유럽 진출을 하신다고요.
"유럽에는 매력적인 공간을 가지고 있는 호스트가 많습니다. 그리고 비용이 높더라도 그 문화를 즐기려운 수요도 크죠. 동남아보다 유럽이 적당하다고 봤습니다. 1차로 영국에 진출할 계획입니다. 한국보다 먼저 공유 공간 문화가 정착된 곳이죠. 영국의 생활공간을 담는 플랫폼을 계획중입니다. 현재 법인 설립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내년초 서비스 출시를 목표중입니다."

Q. 국내 신사업은 무엇인가요.
"공간 호스트들을 위한 '링크드인'과 같은 커뮤니티를 만들 계획입니다. 건물주들이 상가 3~4층처럼 인기 없는 공간을 채워줄 공간 기획자와 같은 운영자들을 원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슈퍼 호스트를 추천해달라거나 캐스팅을 하고 싶다는 문의가 들어오죠. 공간의 가치를 높이면 건물가치가 함께 높아지기 때문이죠. 그들을 연결해주는 플랫폼을 구상중입니다. 호스트들의 운영 경험과 같은 포트폴리오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서비스죠. 올해 하반기 베타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입니다."

Q. 마지막으로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이제는 슈퍼 호스트들의 시대입니다. 부동산 업계 트렌드가 바뀌었죠. 과거에는 건물과 같은 하드웨어를 가진 사람들이 주도했다면, 지금은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중요해졌죠. MZ세대 임대인들은 이제 건물주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그들의 공간을 원하는 팬들은 온라인상에 있기 때문이죠. 서로 윈윈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그들을 연결해 새로운 부동산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만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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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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